태동(胎動)
靑波 채 해 송
자만과 희열을 벗고
순응의 시간을 헤이며
죽음의 길목에 숨죽여 울어도
바람은 머물지 않는다,
낮은 곳으로 기울다
구름뒤에 쏟아내는 눈물마저
겨울의 강을 건너지 못하고
깃털처럼 더할 수 없는 가벼움으로
꽃을 피워 하늘 길을 열던 날
향기는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그렇게 응달을 서성이며
얼어붙은 계절의 끝을 따라
하얗게 달빛이 드리울 때
열리지 않는 달팽이관 너머
울림통을 때리는 환생(還生)의 발자국은
차라리
공간을 메운 해일(海溢)이었다,
20061228(2150)
靑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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