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쓰는 詩
대장장이
靑波
2007. 8. 27. 08:04

대장장이
靑波 채 해 송
임종을 앞두고
“남보다 먼저 새벽을 열어야 된다,”
가래 끓는 소리로
아버지는 유언을 남겼다
거부할 수 없는 운명으로
벌겋게 달아오른 무쇠를 모루에 놓고
수없이 내려치는 망치질
꿈틀거리며
혈관을 파고드는 지렁이들
지친영혼을 달래는 차가운 담금질
열정 사그라질까
풀무질로
화덕에 신앙을 심었다
풍로가 일으키는 바람이 파도를 만들고
생명은
날선 명품으로 파랗게 살아났다
어둠을 거부하는 대장간
호미 한자루 녹슬어 가고있다
070827(0810)
靑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