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쓰는 詩

가을을 섧게 하는 것들

靑波 2007. 10. 2. 00:18



      가을을 섧게 하는 것들 靑波 채 해 송 동지점(冬至点)을 향해가는 걸음이 너무 빨라 이처럼 그림자가 길어지나 봅니다, 그러기에 애써 달의 나이는 묻지 말아야 했습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요, 끝내 세월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실핏줄은 터져버렸습니다 구멍 난 영혼 속으로 붉은 물감을 아프게 풀어 놓을 때 감추어 둔 열정이 노랗게 보이기도 합니다, 모두 성미가 급한 게지요, 이럴 때면 어김없이 바람이 불고 죽은 새의 깃털마냥 미리 와버린 낙엽이 섧습니다, 훌쩍이다 예민해진 후각은 끝내 낙엽 태우는 냄새를 맡아야 하고 허황하게 숨져가는 가을들녘을 홀로 바라보아야 합니다, 귀뚜라미 울음에 별똥별이 떨어지면 나는 촛불을 켜고 하얀 벽을 향해 그림자놀이를 합니다, 그리고 가물거리는 옛이야기들을 기억해 냅니다, 20071002(0010) 靑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