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쓰는 詩
하늘빛에 가을이 울더니
靑波
2007. 11. 24. 00:46

하늘빛에 가을이 울더니
靑波 채 해 송
마음을 적시고 멀어지는
구르몽의 낙엽처럼
한차래
폭풍이 휩쓸고 간 계절의 간극사이에
바람은
날마다 나뭇가지를 흔들며
시들어가는 가을을 비웃는다,
햇살은
검은 망토를 끌고 다니고
그 끝자락에
푸르게 닦인 하늘빛이 서러워
쑥부쟁이는
바위틈에서 향기를 잃었다
바람이 바뀌어
또다시 잃었던 향기를 들고
먼빛으로 다가오는 산다화(山茶花)
그 붉은 가슴이 열리는
차디찬 13월
나목(裸木)의 뿌리는 그렇게 깊었다,
노래가 있는 숲에서 발원하여
언제나
부서지며 그리움으로 흐르는 강물
어디쯤에서 만날까
흩어진 기억의 퍼즐 앞에
허리를 꺾고 숨은 멎었다,
20071124(0050)
靑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