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쓰는 詩

눈은 내리고 풍경소리에 바람이 울면

靑波 2007. 12. 17. 21:49


눈은 내리고 풍경소리에 바람이 울면


                       詩  채 해 송


아직도 

어둠이 하얀 눈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비록 체온은 잃었지만

사랑하는 마음이 식은 것은 결코 아닙니다,


오래도록 내가 당신을 만나지 못함은

내가 백석(白石)이 아니듯이

당신도 나의 나타샤가 되지 못함입니다


짧은 만남이  

긴 그리움으로 살아야 될 줄을 미처 모르고

그냥 스쳐가는 바람이려니 하였는데

바람은

그때나 지금이나 내 곁에서 내 삶을 갉아 먹으며

한숨처럼 허망하게 윙윙거리고 있습니다,

 

하기야 

불어야 바람이겠기에 멈출 수 없는 것이

꼭 내 그리움과 같습니다,


그리워한다는 것은 슬픈 행복입니다

 

잊을 수 없는 비탈에서 

굴곡 된 운명을 원망도 해 보지만

상심(傷心)은 늘 나의 몫입니다


눈은 내리고

혼자만의 어둠이 싫어 창문을 열면

저 멀리 내원정사의 풍경소리에 바람이 울고

내 마음은

소리 없이 부서져만 갑니다,


 20071217(2140)靑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