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쓰는 詩
코뚜레
靑波
2008. 1. 24. 21:28

코뚜레
靑波 채 해 송
화롯불에
노간주나무는 맥없이 휘어지고
감아쥔 한쪽 끝은 날카로웠다
살구나무에 목줄을 당겨 맨 송아지
아무리
사발만한 눈망울에 하늘빛이 담겨도
빗겨갈 수는 없었다,
아파도 참아라,
다독이며 쓰다듬던 손끝에 맞창 난 콧구멍
붉은 피는 죄 없이 흘렀다
눈물이 흘렀다
하늘을 보며 아프게 울었다
힘센 것도 죄가 되는 세상이 슬퍼 울었다
상처 입은 마음
몸살을 일으켜 세운 것은 구유 속 여물이 아니고
날의 바꿈인데
논밭을 갈며 세월을 살아도
외양간에서
빈껍데기 운명을 수없이 되새김질해도
끝내
맡을 수 없는 삶의 향기였다
20080124(2110)
靑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