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쓰는 詩
물비늘
靑波
2008. 5. 28. 01:53

물비늘
靑波 채 해 송
바람이 강물을 흔들지 않는데도
물결이 이는 것은
슬픈 지문(指紋)을 지우고
추억을 새롭게 다지라는 손짓입니다,
그리움은 어둠을 타고
새록새록
달맞이꽃으로 수줍게 일어서서
허기진 고개짓을 하건만
기적(汽笛)은 왜 슬프게 우는지 모릅니다,
강요당한 유형의 땅에서
항로를 밝히는 외로운 등대처럼
나침반은 언제나 그대를 향하고 있는데
별빛은 내 눈물 속에서 섧습니다,
바람이 강물을 흔들지 않는데도
물결이 이는 것은
빈 가슴으로
삶을 헹구어 기쁨을 찾으라는 몸짓입니다,
여분의 침묵 속에서
가눔 할 수 없는 크기로 기도(祈禱)를 세우고
그 위에 아픈 사랑을 바칩니다,
내 사랑하는 이름들을
20080528(0140)
靑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