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마른 계절을 넘으려면
목마른 계절을 넘으려면
靑波 채 해 송
기상청에서는 올 장마는 시작은 있고 끝은 없다고 발표하였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일이지만 장마가 끝난 뒤에 오는 폭우로 인하여
국민들의 비난을 모면하기 위한 궁여지책인지는 모르나 세상어디에 시작은 있고 끝이 없는 것이 있으랴
일러 일시무시일(一始無始一)이라 해야하는가,
벌써 7월의 한가운데 더위가 기승을 부린다는 소서(小暑)와 대서(大暑)의 중간, 장마의 막바지에 와있다 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기상청의 예보는 또다시 어긋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
마른장마라 우기면 어쩔 수야 없지만
그래서 그런지 올 여름의 시작은 촛불로 시작해서 촛불로 끝나는 것 같다,
어차피 불확실의 시대를 살면서 누구나가 불안해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만 요즘은 뉴스보기조차 겁이 난다
어찌 돌아가는 세상인지 우리 같은 범부(凡夫)들이야 듣는 뉴스가 고작이지만 큰 틀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일들이 과연 무엇인지 도무지 알길이 없다,
일부 식자(識者)들이 말하기를 고유가의 시작은 신생공업국가들의 대량소비에도 있지만 그에 앞서 세계적인 메이저들의 매점매석에서 비롯되었다하니 세계경제를 뒤흔드는 메이저들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알 길이 없다
세계가 공황에 빠져드는데도 얼마나 이익을 챙길 수 있는지 그것만 생각하는 인간들의 탐욕에 절로 탄식이 나온다,
정녕 성서에 나오는 소돔과 고모라가 되려는지 나 혼자만의 우려는 아닐 성 싶다,
아무튼 고유가 시대를 살며 원자재 값의 폭등과 세계곡물가격의 급등
모든 게 뛰는 세상이다
그중에서도 곡물가의 급등은 인간 생존의 문제로 농지를 잃으면 도래할 식량의 무기화의 시대에 살아남을 수 없다고 외쳤던 현자(賢者)들의 목소리가 오늘따라 절실하게 생각난다,
사실 고기만 해도 그렇다, 국민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일방적인 협상을 한데대한 분노가 오늘날 촛불을 만들었고 그 피해 또한 국민들의 몫이라니 촛불이 쉬이 꺼지지 않는 이유인 것이다
섬기는 정부가 내놓은 첫 번째 작품이 소고기협상인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지만 한번 엎질러진 물은 주어 담을 수 없는 법
잘못을 인정하고 이를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 더 큰 불행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주는 정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졌는데
이번에는 금강산관광객 총격피살사건이 생기고 일본의 독도영유권주장이 현실화되는 사태를 맞았다
이렇게 급변하는 국제질서 속에서 과연 우리가 해야 될 것은 무엇인가
내우외환(內憂外患)을 극복하고 평화를 지키며 행복한 국가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제 촛불보다 더 큰 횃불을 들고 몰려오는 어둠으로부터 나라를 밝혀야 되지 않을까 생각 한다,
끝으로
“빈 부간”, “지역간”, “세대간”, “보수와 진보”의 모든 문제는 불신에 있다
우리 앞에 놓인 이러한 불신의 벽을 허물기 위한 모든 귀결은 정치에 있으며 정치의 기본은 민생에 있음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20080715(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