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쓰는 詩
탱자나무집
靑波
2008. 11. 12. 06:10
탱자나무집
靑波 채 해 송
삽짝문은 반 쯤 열려있었다
누렁이는 토방하나 지키지 못한 채
낯가림도 없이 꼬리를 흔들고
가을농가는 대답이 없었다,
아무려면 어떠랴
살구나무 아래 작두 샘에 인심을 떠 마시고
내침 김에 향 맑은 탱자하나 따려하니
“이놈 봐라”
“어디다 손 데느냐” 가시로 찌른다,
눈은 있어도 보지 못하는 아둔한 길손에게
감성의 핏방울 하나 남겨
하늘을 우러러 보게 한다,
한점 부끄러움 없는 윤동주의 별을....
돌아서는 나에게
누렁이는 또 꼬리를 흔든다,
20081112(0610)
靑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