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쓰는 詩
나, 이제 떠나가네,
靑波
2008. 11. 18. 00:50
나, 이제 떠나가네,
靑波 채 해 송
살다가 살다보니
육신에 붙은 인연의 끝가지
모두다 비워내고
나, 이제 먼 길 떠나가네,
마음 한켠
돌아보는 미련마저 싹둑 잘라내고
자궁 밖 세상에 나올 때
기억하는 모습으로
나, 이제 떨쳐 돌아가네,
떠나는 길
뒤태가 외롭다고 슬퍼하지 마시구려,
13월에 오실 그대발길 비틀거릴까
싸리비 엮어 길 닦으려
나, 먼저 떠나가네,
어깨를 흔들며 울고 있는 그대여
가빠진 숨결사이
그래도
저기 산다화(山茶花)는
붉은 입술 앙다물고 있지 않은가
엽록소 빠져나간 빈자리에
안토시아닌이 들어차 선홍이 되었듯이
재회를 위해 기쁨으로 흐르기를
명치끝이 아파오는 11월의 끝자락에
나, 이제 떠나가네,
무상(無常)의 계절 속으로.....
20081118(0050)
靑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