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波 2012. 1. 11. 06:41
      풍향계 靑波 채 해 송 가로누운 수평선 날마다 축축한 눈빛으로 마주하고 있는 하늘과 바다 비릿한 애욕의 몸짓을 구름으로 가리는 날 천둥이 치고 신음 속에서 바다는 하얗게 부서져 내린다, 격한 애증은 권태로 오는지 모르지만 소멸은 또 다른 창조를 낳는 법, 지독한 허무 뒤에 웅크리고 있는 실체는 염원이다, 그렇게 우리는 만났고 또 그렇게 헤어졌다 폐선 속을 더듬는 시공을 상실한 해조음에 붙잡혀 서로를 바라보아야만 하는 슬픔까지야 지울 수가 없는데 풍향계는 그리움을 말하지 않아도 가파른 바위 끝에서 바람을 가눔하며 거친 사랑을 고백하지 않는가, 따라서 바다 새가 운다, 그대여, 그대여... 20120111(0630) 靑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