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
靑 波 채 환 석
쉽게 건너던 길은 아니었어도
불러온 걸음은 늘 내편이 아니었어요,
겨울 지나 눈 어름에 비친 봄꽃들 하며
푸른 입새들마저 여름에 지쳐
추억을 놓아버리는 슬픔이 더 합니다,
그런 날들에 비켜 살리라
만날 흐트러지는 발길에 넘어져
보아서 본 하늘은 결코 아니어라
어둠을 지켜가는
잊혀진 고향의 별빛을 셈하던 날은
지독히도 도회가 싫어 밤새 잠을 버렸고
날마다 표정 없는 이정표위로 방황을 그렸어요,
사는 게 별게 아니라는 사람들
그러나 내 발등위로 쏟아진 삶의 무게는
꿈을 비켜 자꾸만 비틀거리게 할뿐
표정을 찾을 수 없어
오늘도 사유로 얼룩진 밤은 하얗게 내 영혼을
흔들고야 맙니다,
20151126(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