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의 강(江)을 건너
靑波 채 해 송
떠난다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등을 보여야 하는 아픔과
떠나 보내는 슬픔의 크기로 하여
길은 언제나 흐려지고
가누지 못할 비바람도 만나리라
그럴 때는 옷깃을 열어
큰 가슴으로 바람을 품고
비가 오면
질척이는 그 비마저 손을 잡고 길동무하라
흐르는 눈물이 빗물에 씻기면
어디에 별빛을 담을까
뿌리 깊은 미련이 앞길을 막는다고
결코 돌아보지는 마라
그냥 길을 가라
슬픔의 잔해를 하나, 둘 발자국에 내려놓고
어둠의 통로를 지나면 그곳에 태초의 내가있다
만가(輓歌)를 아쉬워 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꽃은 피어 나느니
상두꾼처럼 눈물의 사체를 메고서
허이, 허이
끝 모르는 길을 비틀대며 가라
너와 네가 태어난 환한 그 곳으로
20080526(0430)
靑波
'가슴으로 쓰는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방귀 (0) | 2008.05.29 |
---|---|
물비늘 (0) | 2008.05.28 |
아카시아 꽃이 필 때 (0) | 2008.05.16 |
산다화(山茶花) 질 때 (0) | 2008.05.14 |
작약꽃 (0) | 2008.05.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