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는 어디로 가나 비는 어디로 가나 채 환 석 비는 어느 때 어느 곳에서나 분별없이 내립니다, 비는 어느 곳에 내려도 아무 거리낌 없이 제 갈 길을 찾아 떠납니다, 어떻게 굽어진 길인지 얼마나 아프게 부딪쳐야 하는지 눈물이 무언지도 모릅니다, 다만 낮은 곳, 더 낮은 곳 그리고 여분으로 흐르고 흘러야 하는 것을 알 뿐입니다, 그렇게 세월을 타고 세월을 타고 비는 바다를 만나러 갑니다, 눈물도 함께 갑니다, 20220212(2000) 가슴으로 쓰는 詩 2022.02.16
눈(眼) 눈이 어두어지니 세상이 보이더라 눈이 더 어두어지니 세상이 더 잘 보이더라 세상은 그렇게 잘 보이지 않더라, 20220123(1530) 청파 가슴으로 쓰는 詩 2022.01.24
산사를 떠나며 깊은 골 산바람에 낮달이 하얗게 웃는다, 일주문 돌고돌아 가사에 가려진 슬픔을 향불에 태우고 부도를 바라보다 멀어지는 계곡물은 목탁소리 휘감으며 법화경 한자락 높이 들고 흐르누나, 2021.0622 靑波 가슴으로 쓰는 詩 2022.01.16
까꼬막 까꼬막 靑 波 채 환 석 까꼬막을 넘을 때 땀을 알았다, 발길따라 묻어나는 아픈이야기 그래도 스치우는 한가닥 바람에 땀은 무겁지 않았다, 20180725(0340) 가슴으로 쓰는 詩 2018.08.10
숫돌 숫돌 靑 波 채 환 석 무딤을 벼르다 시퍼렇게 물든 칼날 흉스럼조차 자랑처럼 살다보니 가파르게 여원 몸 어쩜 그렇게도 어머님을 닮았다, 구원을위한 기도속에 다시 무딤을 본다, 어머니, 20180425(2110) 가슴으로 쓰는 詩 2018.06.24
눈물같은 꽃잎이 지고 눈물같은 꽃잎이 지고 靑 波 채 환 석 아픔은 언제나 슬픔으로 오는 것 물비늘따라 흐려지는 잔영을 끌어안고 갈길을 물었네라, 세월강너머 후미진 골목에서 마주한 주름깊은 손가락은 언제나 바람이 가는 곳을 향하고 달의 나이를 따라 뚜벅이다 만난 흔들리는 사유 먼길 따라온 그림자.. 가슴으로 쓰는 詩 2018.06.21
자귀 자귀 靑波 채 환 석 우리집 거실에는 사십넘은 아들놈 나이보다 오래된 부러진 자귀가 있다, 귀퉁이가 찌그러진 날 생각없이 내리치다 부러트린 자루, 그러나 버릴 수는 없다, 거친 듯 깎아주신 아버지의 체취가 남은 하나뿐인 유물, 부러진 자귀는 오늘도 말한다, 사랑한다, 잘 살아라, .. 가슴으로 쓰는 詩 2018.06.19
다른세상 다른세상 靑 波 채 환 석 거스를 수 없는 땀을 위해 옷을 빨았다, 시간의 사치인냥 묻어나는 날들 햇볕을 가름하여 탈탈 털다보니 여기저기 허연소식 뭉탱이가 목숨처럼 메달린다, 엉키고 또 엉키어 출구없는 주머니속으로 부서져내린다, 부옇게 거부하는 세상 그곳에는 사람과 괴물이, .. 가슴으로 쓰는 詩 2018.03.14
대물낚시 대물낚시 靑 波 채 환 석 미꾸라지 한마리가 꼬리를 흔들었다, 여기저기 아우성이다, 잡아내자, 잡아내자, 흑탕물을 뒤집어쓴 송사리, 피래미들 사이로 멀어지는 무게감, 어설픈 초릿대가 하늘을 가르켜 휘몰아 간다, 와글와글 결국 퍼덕이는 대물 어탁을 들고 훈장처럼 흔드는 낮익은 조.. 가슴으로 쓰는 詩 2018.03.14
산그늘에서 산그늘에서 靑 波 채 환 석 꽃은 꽃이어서 좋다, 나무는 나무라서 좋다, 산은 꽃과 나무가 있어 좋다, 순한 짐승들을 다둑여 주는 산이어서 좋다, 산 따라가는 나도 좋다, 내가 나를 좋아하는 것은 바람이 마구 흔들어 죽어도 좋을 아름다운 푸름때문이 아니다, 그것은 오직 침묵으로 토해.. 가슴으로 쓰는 詩 2018.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