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歸鄕)앞에서
靑波 채 해 송
석양을 마주하고
첫사랑이 못내 그리워지는 것은
헐거워진 허수아비 옷자락에
가을이 물들기 때문이며
논배미 머름위로
둥지를 틀고 있는 뜸부기처럼
떠날 날을 미리 예견하기 때문이며
홀로 땅거미를 밟고
눈물별을 보아야 되기 때문이다
어느새
푸른 숲은 그림자 너머에 있고
침묵으로 붉어지는 가슴에
깃발은 소리 없이 흔들리는데
그리운 이여!
어디메 황소의 핑경소리를 듣는가,
동남풍이 아니라도 좋으리,
작은 바람으로 섬진강을 붙잡고
달 가는 길을 따라
잊어 부끄러운 큰들을 찾아 가리
연어만도 못한 삶을 들고서...
* 큰들 : 전북 옥구군 대야(大野)들
20080812(0130)
靑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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