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쓰는 詩
인생 2막 靑波 채 환 석 여보시게, 어딜 그리 급하게 가시는가, 추수가 끝났으니 이삭 주우러 가오, 올해 나이가 몇인가 이제 세 살이오, 동안이로군, 어느새 빨개진 귓불이 자꾸만 더듬거리고 그래, 무얼 하든 서두르게 그러나 너무 서두르지는 말게 남은 시간이 많기도 하지만 그리 많은 것도 아니니 표정은 있으되 없는 구름과 벗하며 뜻은 있으나 없는 듯 바람에 귀를 맞추고 노을빛에 눈을 닦으시게 행여, 어지러우면 밭이랑에 앉았다 가도되네. 그리되면 나는 어디로 가나이까. 그것은 묻지 마시게, 구하지도 말고... 20140113(2237) * 월간문학 2014년4월호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