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부상조(相扶相助)
채 환 석
순서가 바뀐 태풍이 이웃나라로 향한다 하여
천만 다행이라 하고
멀지 않은 나라에서 지진으로 고통의 강물이 넘칠 때도
그냥 먼 나라 이야기라 했다,
“사람 살려”하는
소리가 들려도 선뜻 문을 열고 나서지 못하는 사람들도
“불이야” 하면
양동이를 들고 대문을 열며 내다보는
오늘 날 잘 훈련된 이기심 앞에
“멀리 사는 형제간 보다 이웃이 낫지” 하던 말들도
정녕 이젠 옛말인성 싶다,
불과 십 수 년 전만 해도
들고 나는 사람들 중에는 "반갑습니다"하며
인사떡을 돌리던 사람들이 있었는데
이제는 그마저도 옛이야기가 된듯하다,
그래도 가난에 익숙했던 세대들은 아직도 인정의 끈을 놓지 못해
새로 입주하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을 보이지만
요즘 사람들은
그 마저도 부담스러운지
아침저녁으로 마주하는 얼굴들이 하나같이 낯설다,
대가족사회에서 급속하게 핵가족화 되는 과정에서
자유와 편리성만을 강조하다보니
이웃의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고
사생활 침해에 대한 불편함 등만 강조한 채
소통과 인정은 자꾸만 멀어져 간다,
그렇게 모두들 어디로 가는 걸까,
그러다가
자신이 해결 할 수 없는 긴급한 일이 발생한다면
그 때도 타인의 손길을 지금처럼 거부 할 것인가,
오로지 “119” 구급전화만이 최선일까,
도시와 농촌을 불문하고 고령화로 접어든 이때
홀로 사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한번쯤 나와 내가족이 아닌
관심권 밖의 사람들을 깊게 생각해 볼 때인 듯하다
이제라도 이웃 간의 “관심벨트”를 형성하여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하는
끊임없는 대화로
구석지고 어두운 한 모퉁이를 환하게 밝혀주는
고독사 없는 나라
어릴 적 상부상조의 정신이 깃든 관심사회를 기원해 본다,
20140810(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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