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쓰는 詩

자갈치아지매

靑波 2005. 12. 1. 20:12


      자갈치아지매 詩 채 해 송 어둠이 채 가시기도 전 부나방처럼 모여드는 밤을 잊은 사람들 수건을 머리에 두르고 몸빼차림에 아들놈 입던 점퍼 그래도 화톳불은 익고 있었다, 아직도 경매시간보다 이른 시간 어이, 숙이네! 오늘은 무어가 많이 나왔다노 참나, 성님도! 요새 잡히는 게 없는 디 나오긴 무어가 나와 그래도 고등어나 한 상자 해야 될 텐데.. 알 수 없는 넋두리 끝에 자, 이제는 경매시간 땡그랑 땡그랑 종소리는 예전과 똑같은데 판장에는 갈고등어에 메가리 뿐, 도무지 흥이 나지 않는 소리 워이, 워이 보고 있어도 알 수 없는 경매사의 외침과 손 짖은 그대로 마술사 장사는 장사다 물건은 없고 가격은 비싸고 안주머니 꼬깃꼬깃 감춰둔 비린내 나는 돈으로 셈을 하면 썰물 빠지듯 흩어지는 아지매들 어깨에 새볔의 여명이 힘없이 매달리고 머리위엔 고등어상자 한손에는 풀치상자 오늘도 쉴 수 없는 장사 힘없이 난장으로 흩어지며 하는 말 오늘 재수 많이 보거래이.. 20051201(2000) 海松

'가슴으로 쓰는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월의 빈들에는  (0) 2005.12.06
설국(雪國)  (0) 2005.12.06
단추  (0) 2005.12.01
도시의 하늘엔 별이 없다  (0) 2005.11.30
화물선(貨物船)  (0) 2005.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