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갈치아지매
詩 채 해 송
어둠이 채 가시기도 전
부나방처럼 모여드는
밤을 잊은 사람들
수건을 머리에 두르고
몸빼차림에 아들놈 입던 점퍼
그래도
화톳불은 익고 있었다,
아직도 경매시간보다
이른 시간
어이, 숙이네! 오늘은
무어가 많이 나왔다노
참나, 성님도!
요새 잡히는 게 없는 디
나오긴 무어가 나와
그래도 고등어나 한 상자
해야 될 텐데..
알 수 없는 넋두리 끝에
자, 이제는 경매시간
땡그랑 땡그랑
종소리는 예전과 똑같은데
판장에는 갈고등어에
메가리 뿐,
도무지
흥이 나지 않는 소리
워이, 워이
보고 있어도 알 수 없는
경매사의 외침과 손 짖은
그대로 마술사
장사는 장사다
물건은 없고
가격은 비싸고
안주머니 꼬깃꼬깃
감춰둔 비린내 나는
돈으로 셈을 하면
썰물 빠지듯
흩어지는 아지매들 어깨에
새볔의 여명이 힘없이 매달리고
머리위엔 고등어상자
한손에는 풀치상자
오늘도
쉴 수 없는 장사
힘없이 난장으로 흩어지며
하는 말
오늘
재수 많이 보거래이..
20051201(2000)
海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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