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쓰는 詩

자갈치시장(2)

靑波 2006. 9. 17. 23:47





      자갈치시장(2) 靑波 채 해 송 그곳은 바다와 육지가 칼끝처럼 마주보며 빼앗으려 으르렁대는 살벌한 전쟁터가 아니다 다만 힘겨운 세월 속에 땀에 절은 이야기가 쏟아져 구두보다 장화(長靴)가 더 어울리는 곳으로 거친 사투리에 차곡차곡 인정이 쌓여 조석(潮汐)처럼 사람들이 들고 날 때 엎드려 놓은 사과궤짝 좌판위의 고등어와 갈치가 시퍼렇게 두 눈 부릅뜨고 죽어도 살아있으라 소금물 끼얹으며 채근하는 아지매의 손길 따라 졸 리운 주검들이 곰삭은 그리움으로 바람을 만들어 끝없이 출렁이는 곳이다 20060917(2340) 靑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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