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갈치시장(2)
靑波 채 해 송
그곳은
바다와 육지가 칼끝처럼 마주보며
빼앗으려 으르렁대는
살벌한 전쟁터가 아니다
다만
힘겨운 세월 속에
땀에 절은 이야기가 쏟아져
구두보다 장화(長靴)가
더 어울리는 곳으로
거친 사투리에
차곡차곡 인정이 쌓여
조석(潮汐)처럼
사람들이 들고 날 때
엎드려 놓은 사과궤짝
좌판위의 고등어와 갈치가
시퍼렇게 두 눈 부릅뜨고
죽어도 살아있으라
소금물 끼얹으며 채근하는
아지매의 손길 따라
졸 리운 주검들이
곰삭은 그리움으로 바람을 만들어
끝없이 출렁이는 곳이다
20060917(2340)
靑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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