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땅
靑波 채 해 송
출렁이는 가을의 향기를 담고
먼빛으로 달려오는 골 아실
아버지는 밤낮을 잊은 채
베적삼에 밀짚모자 하나로
열 두마지기 땅 떼기를 일구셨다
접지 못하는 관절염을 앓으며
수수깡같이 마른 몸으로 지켜낸 땅
살아 계시는 것만으로
약속받을 수 있는 풍년을
아버지는 숨을 거둘 때 까지
양팔을 들고 계셨다
백로(白露) 내리는 옥구(沃構)들녘
신작로변 장승하나 울고있다
20070905(0050)
靑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