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장로
靑波 채 해 송
오늘 떨리는 손으로 병실문을 열었네,
차마 간결하다 못해 수척한 벽
기운 듯 힘없이 처진 침대
어찌 소소한 대화를 기대하랴
혼탁한 세상에 살며
어느 한쪽에 기울지 않는 신앙으로
오로지 속 아린 사람들을 도탑게 보듬고
다시 또 무엇을 나눌까
늘 호주머니를 뒤척이며 살았지
여느 몹쓸 여름날 심장을 쪼개며
아이들을 데려간 파도속에서도
무심한 듯이 속으로만 아픔을 삼킨 채
주변의 고통만 찾아다녔지
형제여! 자매여!
기도는 늘 높고도 깊었는데
정작 어찌하여 당신은 이곳에 있는가,
쇠잔한 몸뚱이 희미한 미소가 정녕 슬프다,
기구하나니 더 당신이 사랑하고
당신을 필요로 하는 이 슬픈 세상
아직도 햇살같은 당신의 손길을 희망하는
그늘이 많은 이곳에
조금만 더 머물다 가도 좋으리....
하나님!
당신은 정말 계시긴 계시오니까?
부디 사랑하는 유장로를 구원하소서
신심으로 기도하고 또 기도하나이다,
20120911(1750)
靑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