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술에 행복을..
어제는 평소 존경했던 지인들과 낮술을 했습니다,
물론 취기가 오른 사람도 있었으나 대체로 정신이 말뚱말뚱했습니다,
안주가 좋아서인지 아니면 분위기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무척이나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서로 서로 쉽게 부딪치지 않는 주제를 두고서 너그러운 마음으로 함께하니
마주하는 시선너머 애써 자유로울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세상이 어쩌고 저쩌고, 요즘 아이들은 저러다 어찌될까,
목소리 만큼 특별한 내용은 없었지만 마음많은 후련 할 정도로 큰소리로
기분 좋은 오후를 함께한뒤 바람부는 영도 다리를 건너
서로서로 건강과 행운을 한참이나 빌어주고 헤어진뒤
집에 돌아와 천연덕 스럽게 "여보 시원한 맥주 한잔"
하며 청하는 여유까지 누리는 뻔뻔스러운
내 자신이 정말 자랑스러웠습니다,
여자 앞에서는 죽는 날까지 굳쎄게 나가야 하니까요
역시, 낮이건 밤이건, 술은 청탁을 떠나 진정 술다워어야 하고
술자리의 가장 좋은 취홍은 안주가 아니고 자리한 사람이어야 하는데
하나 둘, 가슴 먹먹했던 사내들 떠나고 나니
그 좋다는 술빨도 요즘은 좀처럼 먹히지 않고 자꾸만 기울어가는 내 자신
세월앞에 장사 없다더니 요즘 내 꼴이 딱 그 모양입니다,
핑게삼아 그 아픔을 달래려 오늘도 낮술을 마셨습니다,
다시 만나지 못할 인연들을 향하여
그래도 가슴 따뜻하게......
2015년4월16일(23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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