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떠나며
靑波 채 해 송
내안의 정원에서
향기를 잃어야만 떨어지는 꽃잎처럼
이제
떠도는 노을이고 싶습니다,
부서지는 아픔 속에서도
절제된 눈빛으로
어둠을 밝히는 등불처럼
튼실한 날을 맞이하고 싶습니다,
오늘은
눈부시게 가을을 켜놓고
심장으로 박혀오는 이름들을 위해
그리움을 물들여 기도하고 싶습니다,
때로는 벌거벗은 갈망의 몸짓으로
붉은 물결을 건너 사뿐히 담아내야 되는
깊은 사랑을 하고 싶습니다,
아직 다하지 못한 말들이
더러는
아픈 갈색으로 사위어도
손을 놓고 올려다보는
하늘 속 구름으로 남고 싶습니다,
그렇게
목마른 가을을 태우고 나면
200610212340
靑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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