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추(晩秋)를 건너며
靑波 채 해 송
바람은
목마른 나무를 흔들며
잠들지 못하게 한다,
사막을 건너는 카라반처럼
나뭇잎은 줄지어 타들어가고
영혼을 팔아버린 숲은
부끄러움에 얼굴을 붉혔다
하나, 둘
소리 없이 벗겨지는 옷가지가
가랑이아래 쌓여갈 때
시인(詩人)은 너울너울 춤을 춘다,
해 저문 황토
울고있는 나신(裸身)을 위해
죽는 게 대수냐,
아랫배에 힘을 주어도
나무는 흔들렸다,
흔들리며 짐승처럼 우는 것은
무서리 때문이 아니다
그것은
떠나가도 내어주지 못하는
속앓이 때문이었다
20071023(0020)
靑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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