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편지
靑波 채 해 송
눈부시게 푸르른 날
애증을 풀어 편지를 씁니다,
첫머리
그대 이름을 꾹꾹 눌러쓰고
내 볼이 붉어지는 것은
반드시
연모(戀慕) 때문은 아닙니다,
목마른 사슴처럼
가슴을 태우던 그리움이
뚝 뚝
눈물로 떨어질 때
내 영혼의 한 모퉁이도
그렇게 부서져 내립니다,
어느 곳에서
향기 없는 바람을 맞으며
외로움을 심고
기억하지 못한 날들로
그대가 슬퍼질 때
어쩌다
시선이 머무는 책갈피에
내 붉은 마음이
서럽게 퇴락한다 해도
결코
울지 않으렵니다
20071101(0010)
靑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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