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의 가슴에 기도(祈禱)를 심다
靑波 채 해 송
망연한 시선을 붙잡고 비를 맞으면
젖어오는 것은 온통 슬픔입니다,
뜨겁고 깊은 6월의 가슴은
아무리 도닥여도 끝내 흘러넘치고
하늘이 푸르다는 사실조차도 기억해 내지 못한 채
토막 난 허리가 서럽기만 합니다,
부끄러운 것은 허리가 아니고
식을 줄 모르고 더워진 가슴인데
오늘도 남의 탓만 하게 됩니다
촛불은 제 몸을 태워 세상을 밝히지만
결코 서러워하지는 않습니다,
어둠이 있어 촛불의 가치는 귀하고
그 불꽃은 진정 꽃보다 아름답습니다,
달의 나이를 따라
변죽을 울리던 장마는 어둠속에서 시작되고
목마른 산야는 푸르러 가는데
아직도 절망의 강을 건너지 못한 영혼은
빗속에서 또 한 방울의 눈물을 보태고야 맙니다,
임을 위한 기도를 아프게 심으며
20080619(0520)
靑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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