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쟁이
靑波 채 해 송
하루 또 하루
광대처럼 허공 위를 걷는다,
공유와 단절을 거부하는
높은 벽
그 아래 기생하는 곰팡이들
요철(凹凸)의 모순이 싫어
자일도 없이 월담을 시도하는
너는 도둑이다
시선과 공간에 대한 열망이며
평등의 빛을 나누기 위함이나
그래도 도둑이다
비탈에 매달려 곡예를 하다
떨어져 죽을 지라도
걸어온 발자국에 사랑을 남기리니
벽은 의지에 허물어지고
바람으로 흔들릴 것이다
저기
저 하늘빛 돌아오는 날에
도둑이란 오명(汚名)을 쓰고....
20081108(0530)
靑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