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상
靑波 채 해 송
누가 밑줄을 그었는가
백지위로 흐르는 삼백예순날
더디게 교차하는 자유
강요당하는 화장아래
내 삶은 조금씩 시들어 가는데
단절의 도시
어느 한 쪽도 열지 못하는
요구받는 두 개의 문
나는 변방에 머무는 허투른 이방인
차라리
좌절의 독배를 마시고
달빛 속으로 소리없이 걸어가고 싶지만
타협하는 하루살이로 살아
위선에 기댄 채
아직도
주저리주저리 매달리는 탐욕을
놓지 못하는
나는
살지도 죽지도 못하는
초라한 단역배우
20120711(0500)
靑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