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쓰는 詩
아버지의 감나무 靑波 채 해 송 언제 누가 심었는지 기억 너머에 있는 오랜 감나무가 집 뒤란에 있었다. 아마가끼인가 뭔가 그렇게 불리운 감나무는 감꽃이 지고 나면 설익어 부끄러운 애송이부터 무던히도 손을 타는 그런 나무였다 면소재지가 시끄러워지는 여름밤 가설극장을 보러갈 때마다 변변한 옷가지에는 마음을 덥혀주던 달디 단 단감이 그득하여 개구리가 아무리 울어도 아버지의 단잠을 걱정하지 않았는데 몇 해의 여름을 넘기고 붉어지는 감잎아래 여나문 숫자가 틀린다며 소리 높여 도둑을 잡겠다던 아버지가 허허 맥을 놓고 하시는 말 "고맙다" 열두 첩 제사상을 차린들 이보다 더하겠노 막내며느리를 바라보며 하시던 달디 단 미소가 정녕 그립다, 아버지도 감나무도 없다, 20130726(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