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명(運命)
靑波 채 해 송
강물은 고립(孤立)이 싫어 흘러야만 했다
울음으로 족적(足跡)을 지우며
발원(發源)의 추억조차 묻어두고 떠나온 길
높은 산과
봄꽃의 향기와
초록별을 가슴에 품고
가장 낮은 곳에서 모난 계절을 씻기면서
굽 돌아가는 길
어찌 한(恨)의 노래가 없으랴
갈대는 오늘도 제살을 깎고
죄 없는 물고기들
깊이를 모르는 곳에서 퍼덕였다
갯물과 하나되는 날까지
바람은 자꾸만 아프게 물비늘을 만들며
쉬어가라 쉬어가라 하는가
석양(夕陽)이 저만치 있거늘
20080416(0410)
靑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