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의 임종
靑波 채 해 송
밤새도록 윙윙대는 소리는
결국
꽃의 죽음을 알리는 조종(弔鐘)이였다
분분하게 여름을 파종(破腫)하고
분홍빛 향기만을 남긴 채
돌림병처럼 그렇게 떨어져 죽었다
바람이 없어도 꽃은 죽었다
주검들은 강물처럼 낮은 곳으로 흘러
언젠가
세상 가장 넓고 깊은 곳에 이르나니
인연은 질긴 것
그곳에서
다시 만나 예쁘게 꽃을 피우고
봄날 같은 사랑으로 우리 살자
꼭 그렇게 살아보자
20080422(0600)
靑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