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이 그런다고
靑波 채 해 송
여기, 여기들 보드라고
아무리 지게 작대기 물툼벙으로
갈무리하는 동심원을
즈그들 세월이라고만 하시는가
그 느무별들
듬성 남아있는 목마름 보다 못하여
질기도록 구부러져 어여쁜데
거슬러 오르는 마음이
새로 배운 산수보다 짠하지만
어린 죄를 요람아래 묻어 놓고
벗어버린 가식
그 아래
출렁인 것은 분명 강물이었고
몹쓸 갈대뿌리에 걸려 넘어진 세월
다시 보아도
똑같은 쭈그렁 젖무덤이
섬진강 노을보다 붉어서야
어찌 엎딘 화개곁 돌아
덧 데어 삼십리 어김없이 뿌리는
속살거리는 춘심을
201203219(0010)
靑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