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쓰는 詩

새끼손가락

靑波 2014. 7. 3. 10:06


새끼손가락 靑波 채 환 석 나의 첫 만남은 마약보다 더 진한 어머니의 체취였지만 젖 떨어지자 철든다고 한 돌을 못미처 비틀거리는 내 걸음은 들어야 할 소리를 듣지 못하는 청맹과니가 되었어요. 소리를 모르니 팔팔한 나이에도 반드시 눈으로 셈을 해야 하는 장애를 가졌고 익숙한 습관이 되었지만 결국 욕망의 탑은 그 자체가 허무였는데 그렇지만 당신께서는 촌락을 헤매다 굳어버린 손가락 다 놓아두고 하필 새끼 손가락으로 저물어가는 해거름을 가눔하며 이놈의 햇자락이 한 뼘만 더 있었으면 모깃불을 쫒던 어머니 어디가건 배만 굶지 않으면 사능겨 늬 한 몸 먼저 챙겨야 시상이 편하니께 그런 당신은 건더기 없는 멀건 죽사발조차 마다하고 무신 여행을 그리도 오래 한당가요 어찌 어찌 떠나기전 어무이, 따슨 진지한번 지대로 해드리지 못한 맴이 이제서야 가슴팍 둑이 터지는가 보네요. 그 아픈 새끼손가락이.... 20140703(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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