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쓰는 詩

가을이 오는 길목에서

靑波 2006. 8. 23. 00:19



      가을이 오는 길목에서 靑波 채 해 송 보이는 하늘은 둥글기도 하고 네모가 되기도 한다 넓게도 보이고 좁게도 보이는 것은 내가 갇혀있기 때문이다 속박을 풀고 자유의 땅위에 설 때면 하늘은 공활하고 바다가 끝이 없음에 지난 세월이 서럽다 그 세월 속에 숨어 우는 바람소리를 들어야 했고 몽돌을 울리고 흘러가는 강물의 탄식을 들어야 했다 하나, 둘 밤하늘의 별을 헤이며 이미 잊어버린 이름과 얼굴들을 되 집어 기억해야하는 가을이 나는 싫다 가마솥처럼 제풀에 끓다 한줌 재로 남을 여름이 편한데도 귀뚜라미는 슬픈 소리로
      계절을 손짓하고
      온몸으로 피어올린
      꽃 진자리마다 노랗게 익어갈 열매들은
      새로운 생명일진데 이를 주워 모으는 손길위에 하얀 평화가 내리고 침묵을 애써 거부하는 참새들의 군무가 차라리 아름답다 20060823(0005) 靑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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