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쓰는 詩

고향의 봄

靑波 2015. 4. 12. 00:05


고향의 봄 靑 波 채 환 석 그 때는 경칩이 무서웠어요, 개구리와 만나는 것이 무서운 게 아니고 밑바닥을 보이는 독안의 양식이 무서웠어요, 어느 것 하나 떠 날 것 같지 않은 희망의 봄 안에서 유난히 힘들어 했던 유년시절 춘궁기의 아픔으로 고향을 등진 뒤 반백을 지나 절실한 발걸음을 되 집어 고향가는 차표를 끊을 때 가슴은 그래도 따뜻했어요, 창밖 풍경 하나에 추억을 엮어 배꼽을 잡다 울음이 메 달린 차창은 끝내 흐려지고 온전한 기억을 찾아가는 발길을 두고 돌보지 못한 선산이 아무리 푸르러도 다시 생경스러워 햇살어린 부모님 유택 앞에 차마 눈물을 쏟고 말았어요, 그 사랑 넘쳐흘러 기원의 깊이를 더하여 묘비를 닦으며 가슴 속에 간직해 온 농의 자락 그 땀 냄새로 이순너머 내안에서 다시 꽃을 피웁니다, 아련하고 따뜻한 봄을 20150411(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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