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병뒤의 평화** 詩 채 해 송 한해가 가고 또 한해가 가면 하나둘 가까운 사람들이 떠나간다 불연듯 뒤늦은 건강챙기려 찾아간 병원은 너무나 사무적인 풍경이었다 흰가운에 장갑낀 의사는 현대화된 영상장비를 보고서 함께간 당신을 별도로 불러 진찰결과를 말해주었지만 나는 알지 못했지 창백한 당신의 얼굴에서 불안감은 들었지만 애써 묻지도 않았지 괜한 시간 보냈다고 투덜대며 그렇게 지낸 며칠 무턱대고 서울병원에 가자던 당신에게 난 화부터 냈지 이유없이 무슨 서울이냐고 그때서야 당신은 말했지 조직 검사결과 암으로 진단됐다고 그순간 멍하니 말뜻을 이해할 수 없는 텅빈의식속에서 나는 아무말없이 아닐꺼야 무언가 착각일거야 믿을 수 없는 일에 어이가 없었지 그래 그러면 서울에 가자 소개된 병원에서의 재검과 수술 그리고 회복 그게 전부는 아니었지 그때부터가 시작이었어 매달 주기적인 항암치료 몸은 야위어만 가는데 치료는 고통 그자체였어 견디기 힘든 치료를 몇번이고 중간에 포기할까 하면 당신은 그동안 견뎌낸것이 아깝지 안냐고 조금만 참으라고 이제 몇번 남았다고 그렇게 나를 위로했지 나는 참을 수 없이 힘든순간에 마음으로 울며 외쳐댔지 왜 하필 납니까? 내가 지은죄가 그리도 큽니까? 그러나 그 힘겨운 고통의 시간도 흘러갔지 이제는 풀과 이슬만 먹고 마시는 산짐승처럼 그렇게 정양하며 살지 어느정도 세속을 벗어난 고적한 일상이 익숙해지고 오히려 즐기게 되면서 나는 새로운 세계를 알게되었지 아름다운 영혼들의 시와 음악과 사색의 평화를 나는 사랑하게 되었지 그리고 죽음으로 보낼 수 없다며 간절한 기도로 회복의 힘을 주신 님들의 마음담아 이제 내 남은 생애 푸른빛으로 그렇게 살리라... 2005.6.20 01:20